태생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호기심과 넘치는 빠심으로 인해 뮤직뱅크 출근길을 처음 가보았지만 이게 영영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금방이라도 동상이 걸릴 것 같은 겨울 아침 날씨와 언제 나올지 모르는 하염없는 기다림 끝에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건지기 힘든 짧은 만남이었다.떨리는 마음으로 사나의 이름을 나름 힘차게 불렀고, 바로 쳐다봐주었는데 결과물은 초점이 하나도 맞지 않은 사진뿐이었다.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지는 않았지만 평생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을 황홀한 순간이었다.
쇼케이스, 파워 FM 행사에 이어 최파타 행사까지 '나는 어쩜 조명 테러 공연만 골라 다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최파타 행사는 조명 때문에 눈이 아파서 눈물이 날 정도였고, 색감 보정하기 막막해서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진을 열어봤다. 보정 각이 도저히 서지 않는 조명인데 굳이 보정을 강행한 이유는 사나가 처음으로 내 카메라 쪽을 의식하고 주시해 주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는 사나를 찍을 때 기쁜 것을 넘어 황홀했고 새로운 덕질의 세계가 열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연습생 사나의 데뷔를 간절히 바라는 것으로 시작해 오랜 시간 동안 사나를 좋아했지만 그녀의 앞에 서면 많이 좋아하는 것을 티 내기보다 묵묵히 바라보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 날 이후 많이..
첫 출사였던 미니 3집 쇼케이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힘들었던 날이자 사나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을 찾은 날이다. 3번의 쇼케이스를 거쳤지만 이렇게 힘든 쇼케이스는 처음이었다. 스탠딩에서 남자들에게 밀리며 상상초월 무거운 대포 카메라로 사나를 쉴 새 없이 담아냈다. 집에 와서 결과물을 확인해보니 70%가 휴지통으로 향할 사진이었지만 예쁘게 나온 사진을 골라 보정해서 올리니 그만한 행복도 없었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좋아했으면 좋겠고 사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날을 회상하며 글을 쓰니 지옥 같았던 현장에서 저를 도와주셨던 여성 팬 2분이 생각나네요. 많이 늦었지만 감사했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11장의 사진 중 사나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은 영광스럽게도 사나팬연합 전시회 포..